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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8-05 23:32
[월간금융]SNS시대의 경쟁력과 직업모럴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578  
SNS시대의 경쟁력과 직업모럴

2012년 ‘세계경제포럼’ 다보스 포럼(Davos Forum)이 지난 1월 25일부터 29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글로벌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쏟아내며 세계경제의 위기를 경고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언해서 ‘닥터 둠(Dr. Doom : 경제전망을 어둡게 보는 경제비관론자)’이라는 별명을 얻은 뉴욕대의 루비니 교수는 경제 위기의 여파가 10년쯤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제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금융이나 부동산이 아니라 인적자본과 기술개발, 혁신 등에 투자 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했던 세계적인 부호 조지 소로스(Soros) 회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자본주의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민주주의의 위기가 온다고 했다. 그는 “인간의 삶에서 돈이 지배할 수 없는 게 도덕성, 가족 관계, 지적(知的) 성취감 같은 것들”이라면서 “모든 걸 돈으로 계산하려는 19세기식 자유방임형 자본주의 체제가 대세(大勢)가 되면서 자본주의 시스템에 위기가 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보스 포럼이 아니더라도 원래 그런 모임은 언제나 비슷한 화두를 던진다. 늘 ‘위기’를 말하며 이러다가는 ‘공멸’한다는 경고를 한다. 그러나 이번의 경고가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세계는 물론 우리사회의 여러 현상을 보더라도 예전과는 다르게 돌아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기 때문이다.

 

*공정사회가 살 길이다* 

다보스 포럼이 내놓은 대책은 간단 명확하다. ‘공정사회’와 ‘동반성장’이 그것이다. 이는 글로벌 지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요 세계가 나갈 방향으로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새해 국정연설을 통해 ‘공정한 사회’를 핵심주제로 던졌다.

‘공정사회’ 흔히 들어본 용어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2010년 8월 15일, 65주년 광복절 축사에서 ‘공정한 사회’를 새로운 화두로 던지면서 공정사회가 바로 일류 사회요, 공정한 사회가 되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천명한 바 있다.

다보스 포럼의 경고에서부터 이 대통령의 ‘말씀’에 이르기까지 말은 다 맞는 말이다. 방향설정은 옳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실천하느냐이다. 국민 모두가 ‘공정’을 가슴에 담고 실생활에서 실행에 옮기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이 안 되면 공염불이요 말짱 헛일이다.

공정사회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 목표는 원대한 것일지라도 세부적 실천사항으로 들어가면 각 개인이 부정하지 않고 부패하지 않은 것이 핵심이다. 특히 공공부문, 공직사회의 투명성과 청렴이 가장 중요하다.

필자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때 “선진사회는 선거로 뽑힌 사람이 진정성을 발휘하는 사회요, 공정사회란 공직자가 정직하게 정도를 걷는 사회”라며 용어의 음을 따서 유머로 말하곤 하는데 사실 유머 이상의 함축된 의미가 있다.

세계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일류국가, 선진사회는 정치인을 비롯한 공직자의 투명성과 청렴결백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선진국과 공직자의 청렴지수는 정비례 관계라고 한다. 부패방지 민간기구인 세계투명성기구(TI)에 따르면 2011년 국가청렴도(CPI, 부패인식지수)는 뉴질랜드가 1위이고 덴마크, 핀란드가 공동 2위로 그 뒤를 이음으로써 그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

우리는 어떤 수준인가? 세계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에서 한국은 10점 만점에 5.4점으로 조사대상 178개국 중 43위에 불과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에서도 27위로 하위권에 해당된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부패인식도에서도 사정은 같다. 우리 국민 중 78%는 부정부패 유발 주체로 정치인 등, 고위공직자를 꼽고 있으며 “공무원이 부패한가?”라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54.1%가 “그렇다”고 응답할 정도이다.

통계수치나 조사 발표를 볼 것도 없다. 실제로 요즘 우리사회를 돌아보면 우리의 실상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 있게 다가온다. 오늘 저녁 TV의 저녁 종합뉴스를 보거나 내일 아침 조간신문을 보더라도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건 부정·부패 관련 소식일 확률이 매우 크다.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줄줄이 사정기관에 소환되고 압수수색을 당하며 출국금지 되고 있다. 모두가 돈 때문이다. 분명히 상식선에서는 죄를 지은 게 맞는데 법조문을 들썩이며 교묘한 논리로 “나는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외치는 후안무치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정말 왜들 이러지?”하는 한탄이 저절로 나온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이래서는 희망이 없다. 무역수지 흑자도, 경제발전도, 주가 상승도 모두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바벨탑과 다르지 않다. 이런식으로는 진정한 공정사회, 일류국가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욕하면서 닮는다?*

그러면 정치인과 공직자만 문제일까? ‘욕하면서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입으로는 공직자의 비리와 부패를 성토하면서도 나 자신도 닮아가며 썩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두들 냉정한 자기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얼마 전,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작심한 듯 ‘부패척결’을 외치고 나왔다. 내용은 삼성 자체의 잘못된 풍토와 기강해이를 질타하는 것이지만 필자가 받는 느낌은 달랐다. 글로벌 대기업을 운영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내외’의 심각한 부패의 실상을 그렇게 부각시킨 것 아닌가 싶다.

최근에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사 동료의 부정직한 모습을 본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40.6%가 ‘있다’고 답했으며(복수응답), ‘회사 및 동료 그리고 본인의 청렴도 점수’는 57점, 62점, 79점으로 각각 조사됐다. 그 내용의 대부분은 근무태만이나 약간의 비양심적인 업무처리가 차지했다.

이것을 보고, ‘뇌물을 받은 것도 아니고 횡령을 한 것도 아닌데 일을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항변한다면 바로 그런 도덕 불감증이 문제를 크게 키우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깨진 유리창 법칙’에서 알 수 있듯이 작은 것이 깨짐으로써 삶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그럼 이 총체적 부정부패, 도덕 불감증을 어디서부터 치유해야 할까? 얼마 전 외교통상부가 씨앤케이(CNK) 인터내셔널 주가조작 파문으로 크게 지탄을 받자 즉각 발표한 것이 “고위공무원 220여 명을 대상으로 청렴도 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 속 타는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과연 그런 식으로 문제가 해결될까?

*시급한 직업모럴의 정립*

지금 우리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직장인 각자가 직업모럴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모럴(moral)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강제력이 아니라, 양심이나 내심(內心)의 명령이다. 개인의 자발적 의지나 결단에 의하여 생겨나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아는 도덕적 인식이며 신념이다. 그것이 없기에 소로스 회장의 지적처럼 모든 걸 돈으로 계산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돈의 노예가 되어 도덕성을 상실하는 것이다.

오늘날을 일컬어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시대 또는 SNS사회라고 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서 보듯이 온라인상에서 불특정한 타인과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개인의 정보를 공유하는 등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를 크게 넓혀가는 세상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필자는 글을 쓰다가 우연히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컴퓨터에 SNS를 입력시키기 위해 자판을 두드렸는데, 실수로 영어로 전환하지 않고 그냥 두드렸더니 ‘눈’이라는 글자가 됐다.

‘SNS = 눈’이 되는 것을 보고 필자는 SNS를 달리 해석하고 싶었다. ‘Surveillant Networking Society’라고 말이다. 번역하자면 ‘감시망 사회’라는 뜻으로 ‘눈(目)’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SNS사회란 사방에서 감시하는 사회(Surveillant Networking Society)와 같은 말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감시망 사회라고 해서 특정한 사정기관에서 작정하고 나를 감시한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의 행동이 어떤 형태로든 부지불식간에 노출되고 알려지는 투명한 세상이 됐다는 말이다. 전자든 후자든지 간에 결국 SNS는 비밀이 없는 사회라는 의미가 된다.

이제 비밀은 없다. 아니, 우리의 부정부패가 발각되고 아니고를 떠나서 각자의 양심에 따라 투명한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는 발을 쭉 뻗고 편히 잠들 수 없다. 따라서 이제야말로 각자의 도덕성을 재무장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개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요, 공정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출처: 전국은행연합회 월간금융 『 2012년 02월 』

        http://banker.kfb.or.kr/201207/search.php?ViewMode=Search&col=NAME&sw=%C1%B6%B0%FC%C0%CF&x=11&y=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