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페이지의 내용을 보려면 최신 버전의 Adobe Flash Player가 필요합니다.

Adobe Flash Player 내려받기

   
 
 
 
 
작성일 : 12-08-05 23:21
[월간금융]저출산 대책과 금융기관의 역할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423  

지금 우리나라의 가장 큰 국가적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물론 사람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필자의 눈으로 볼 때 가장 크고 심각한 과제는 저출산·고령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저출산 문제는 자연스럽게 고령화와 연결됨으로써 국가적 재앙이라고 할 정도의 사안이다.잘 아는 바와 같이 우리의 출산수준은 세계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가 경제개발에 피치를 올리던 1970년에는 4.53명이었던 출산율이 산아제한 시책의 ‘성공’으로 하락하기 시작 하더니 급기야 2000년대 초반부터는 1.1명대로 주저앉았다. 이 수준은 세계의 평균 출산율 2.54명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며, 선진국들의 출산율 1.6명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으로 ‘세계꼴찌’에 해당된다."

*저출산의 심각성*

출산율을 수치로만 따지면 그것이 어떤 상황인지 실감하기 어렵기에 좀 더 구체적으로 더듬어 보자.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0년에 우리나라는 인구 4천500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2020년이라면 마치 외계인이라도 나타날 것 같은 까마득한 미래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뉴밀레니엄!"을 외치며 21세기를 맞이한 게 4~5년밖에 안 된 것 같지만 벌써 12년이 흘렀다. 그러니 앞으로 8년 후인 2020년이라고 해봤자 바로 코앞에 닥친 현실임을 깨달아야 한다.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저출산 추세라면 오는 2050년에는 총인구의 35% 수준을 이민 받아야만 지난 2000년 수준의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뿐이 아니다. 군에 입대할 젊은이들도 고갈되어 징집대상 인원이 현재의 32만여 명에서 2050년에는 절반인 16만여 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산된다. 심지어 미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의 폴휘트 박사는 2100년에 우리의 인구가 2000만 명으로 줄어들고, 2305년에는 '한국인'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지나치게 비관적이고 겁을 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저출산은 집단적 자살행위"라고 한 피터 드러커의 말을 되짚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면 저출산 문제야말로 나라의 존폐를 가름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아이를 낳은 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하여 할 수 있는 최고의 의무요 충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국방, 납세, 근로, 교육 등 국민의 4대 의무에 출산을 포함시켜서 5대 의무로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까. 지난 번, 인기배우 장동건 씨와 고소영 씨가 결혼을 할 때에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아이를 많이 낳으라는 주례사를 한 것도 괜한 충고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에서 배운다*

물론 저출산 문제는 우리만의 과제가 아니다. 출산율이 저조한 선진국들의 공통된 과제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어떤 나라가 이것을 국가적 절체절명의 과제로 받아들이고 그에 걸맞은 대책을 세우느냐는 것이다. 과제의 심각성을 아무리 외치면 뭐하는가. 대책을 마련하고 철저히 실행하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프랑스의 경우는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프랑스는 과감한 출산 장려정책을 통해 출산율을 성공적으로 끌어올린 모범사례로 꼽힌다. 그들은 1993년 1.66명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던 출산율을 2008년에 2.02명으로 '크게' 높였다. 출산율을 불과 0.36명 높인 것을 놓고 '크게'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것이 그만큼 힘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출산장려대책은 파격적이라 할 만하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는 국내총생산(GDP)의 3.8%에 해당하는 돈을 가족지원 정책에 투입하였다. 저출산 대책에 GDP의 0.4%를 쓰는 우리와 비교해보면 그것이 어떤 수준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아기를 낳으면 아이를 집에 두고서도 편히 출근할 수 있도록 '누누'라는 이름의 보모가 지원된다. '누누'는 단순히 애를 봐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에게 학습도 제공할 수 있도록 1년 이상 육아관련 교육을 받은 육아전문가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매달 보모 지원비를 부담해주고, 2명 이상의 자녀를 키울 때는 가족수당을 지원하는 한편, 지자체에서도 베이비시터 지원금 100유로를 지급하는 등 환급비용과 지원수당을 모두 합하면 보육비용의 절반에 가까운 1천 유로(170만 원)를 지원한다고 한다. 그 밖에도 출산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책은 여러 종류가 있다. 한마디로 "이래도 아이를 안 낳을래?"라는 수준의 파격적인 정책이다. 그 정도 돼야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여성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파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여성들이 왜 아이를 낳지 않으려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아이를 키우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아이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투입되는 돈은 차치하고라도 임신해서 아이를 낳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엄마가 겪어야 할 상황은 상상만 해도 머리가 아플 것이다. 요즘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맞벌이를 위해 직장생활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상황이 이러면 프랑스처럼 정부가 돈을 쏟아 붓지는 못할 지라도 뭔가 할 수 있는 대책은 최대한 강구함으로써 여성들로 하여금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유인책을 써야 옳다. 동원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최대한 동원하고, 정부는 물론 모든 직장이 아이를 키우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면 상황을 훨씬 더 낫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필자는 정부에 대하여 '국민제안'으로 이런 의견을 낸 적이 있다. 고령화시대의 도래로 어차피 정년을 연장할 것이라면 그것을 출산문제와 연계하자는 것이다.
즉, 퇴직 정년을 출산하는 자녀의 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연장해주자는 말이다. 공무원, 은행원, 공기업 임직원 등 공공성이 짙은 기관의 종사자로부터 적용한 후 연차적으로 기업에까지 확산하되 연장 대상이 여성에 국한될 경우에는 적용 범위가 작고 또한 고령 근무자가 모두 여성이 되는 문제가 있으므로 연장 대상은 출산 여성 또는 그 배우자 중에 택일하도록 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에 대하여 자녀가 없는 사람에 대한 역차별 아니냐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자녀가 없다면 그만큼 생활비 부담이 적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형평성 차원에서도 적절한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지금부터 출산하는 경우에 적용하면 지금 당장 예산상의 부담이 없을 뿐더러 추후 정년연장이 되더라고 그냥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노후의 고용과 연계됨으로써 실질적인 예산 부담이 별로 없다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제안하였다.
정부의 해당부서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필자의 제안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보내왔는데 필자의 생각으로는 저출산 문제는 합리성만 따지거나 핑계를 대려고 하면 결코 해결책이 나올 수 없는 사안이다. 필자가 여기서 출산과 연계한 정년연장을 소개한 이유는 꼭 그 방법만이 최선이라는 것이 아니라, 저출산이 국가적 재앙이요 집단적 자살이라고 할 정도의 심각하고 비상한 상황이라면 대책 또한 심각하고 비상해야 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비상하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책 또한 정상적인 틀을 벗어나야 하며 그러기에 기존의 틀을 깨는 파격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금융기관이 앞장서자*
자, 이쯤에서 저출산 문제에 대하여 금융기관은 어떤 대처를 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혹시, 그것은 정부가 알아서 할 과제라며 뒷짐 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실 금융기관이라면 우리나라의 많은 직장 중에서 여러모로 선도적 역할을 하는 직장이라 할 수 있다. 자영업자나 영세 중소기업과는 사정이 다르다. 조직의 크기에서도 비중이 클 뿐 아니라 임직원에 대한 대우 또한 최고 수준이다. 따라서 그러한 금융기관이 적극적이고 솔선수범적으로 출산장려책을 펴야 할 것이다.
임신한 여직원에 대하여 "그러고도 뭐 하러 직장생활을 하냐?"는 식으로 눈치를 준다거나, 출산휴가로 인한 현업 처리의 불편을 못마땅해 한다면 그것은 정말 속 좁은 생각이요, 금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의무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귀할 때 가족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배치함으로써 은근히 퇴직을 유도한다면 이건 반국가적 파렴치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임신과 출산 여성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 워킹맘들이 마음 놓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직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파격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그것은 결코 조직의 부담이나 낭비적 요소가 아니다. 국가적 과제를 분담한다는 거창한 명분을 떠나서 임직원들이 금융기관에 대하여 갖는 자부심과 사기를 높이는 것이며 그것은 곧 더 큰 생산성 향상과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다.
어느 누구든 결국은 어떤 여성의 자식이었음을 새삼 깨닫고 우리의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에 대한 두려움 없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부터 발 벗고 나서기를 권고한다. 어떤 대책을 마련할 것인지는, 과제를 해결하려는 진정성만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출처: 전국은행연합회 월간금융 Vol.698 May 2012,

        http://banker.kfb.or.kr/201205/section.php?idx=23